9/6/08 토, 이번 주 수요일은 영균이의 생일이었덴다. 여기에서 문교수님을 advisor로 둔 친구들이 나를 포함해 총 4명이다. 뭐 석사과정 학생 중에 또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다. 여기는 교수님 별로 따로 실험실을 차리는 우리나라 대학원과 달리 그냥 원생들은 모조리 한데 모아, 그냥 RA/TA 오피스에 넣어버리는 시스템이다. 과제도 안하니까 당근 과제 미팅이란 것도 없고, 자기가 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일주일간 고민하고 교수님과 맨투맨미팅하는... 뭐 그런 시스템이다. 선후배 관계란 것도 없을 뿐더러, 대부분의 연구는 자기 혼자 하거나, 아니면 정말 관심있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냥 연구를 하고, 연구비받는 과제와 상관이 없으니 당근 정산과 같은 잡무도 없고...(이런 일을 하는 직원들이 또 따로 있기도 하다..) 연구하기엔 정말 한국과 비교하여 좋은 시스템이다. 아... 컴퓨팅 환경은 한국이 훨씬 낫다. 나에게 준 PC의 사양을 얘기하자면, 펜티엄 IV-1.7GHz에 메모리 512MB, 하드에 남은 용량 4.7GByte, 모니터는 볼록 CRT 19' ...전부다 CS 도메인 관리하에 놓여있어, 프로그램 웬만한 건 다 못깔고(심지어 한국은행을 접속하려 해도 ActiveX가 설치가 안되 접속이 안됨), 오로지 코딩과 웹 서핑, 문서 작업만 할 수 있게 특화된 컴퓨팅 환경이다. 집에서도 와이드 스크린 LCD에 Core 2 Duo로 놀던 나로서는 안습.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영균이도 Rui도 모두다.. 1.7Ghz 512MB. (그래서 영균이는 이걸로 뭘 하라고 줬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니, 어제 랩탑을 하나 장만했댄다...) 논문을 보면 실험 환경이라고 써 놓은 대부분의 시스템 사양들이 Pentium 4 1.7Ghz이라서, 난 그당시 미국 친구들은 오래된 PC들은 실험용으로 따로 활용하는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다 개인용이었던 듯 ... ㅋㅋ 뭐 연구, 개발하는데 그래픽 카드가 뭐면 어떠냐. 웹 서핑하고 SSH 접근만 되면 되었지.(여기는 전부 linux를 개발 환경으로 쓴다.) MS 비주얼 스튜디오를 안 쓰는 이유는 아마 PC들 사양이 딸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MS에서 SW 다 무료로 기증했다는데도 안 깔려 있는 것을 보면.... 아마 내 예상이 맞을 것 같다.
아무튼, 책임질 과제도 없고, 꾸려야할 팀도 없고, 또 정산 업무도 없으니까... 그래서 교수님들이 advising하는 학생 수가 적은지도 모르겠지만...정말 시스템 차이를 생각하니까, 나도 좀더 어릴 때 나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커져간다. 이래서 사람들이 다 유학길에 오르나보다. 1년 학부 후배 하나는 한국 대학원에서 박사 3년차까지 다니다가 병특마치고 일본 대학으로 가버렸던데... 사람들이 움직이는데는 뭔가 다 이유가 있는거다. 서울의 대학들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이공계 기피 현상도, 조기 유학 때문에 난리를 치는것도... 외국대학/대학원 가려고 TOEFL 시험 난리를 치는 것도... 다 그런 것 같다...
영균이는 TA 오피스에, Rui는 RA 오피스에, 토시유키와 나는 각 방에 있다보니, 하루에도 우연하게 얼굴을 볼 뿐이다. 하여튼, 이런 분위기도 그렇고, 영균이 생일이라고도 해서 우리 집에서 맥주 파티를 하기로 했다.
식사는 불고기와 토시유키가 극찬한 순두부 찌개에 쌀밥으로 했고, 간간히 맥주를 곁들어 먹었다. Rui는 여자친구와 같이 왔다. Rui 여자친구도 UA 학생인데, 전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Rui 자리에서 같이 공부를 하는가 보다. 사귄지 1년 되었댄다.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둘이 같은 아파트에서 사는 것 같은데.... (이거 수상해? 뭐 여긴 미국이니까..) 암튼, 모두들 내 불고기와 순두부 찌개가 맛있다고 한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문 교수님과 같이 모두 모여 하는 미팅을 가지기로 했다. 첫 미팅은 Rui가 Zaki의 Efficiently Mining Frequent Trees in a Forest, SIGKDD'02 http://www.lans.ece.utexas.edu/course/ee380l/03sp/papers/71.pdf 에 대해서 발표하기로 했다. Rui는 박사 과정 3년차로 여태까지 XML IR 쪽 연구를 해왔고, 이와 관련해서 ICDE'09에 논문을 제출해놨댄다.(부럽다. 이누마... 문 교수님이 내라고 하셨으면, 분명 철저하게 손보고 될만하니까 제출했을텐데...@@~ 9월 이십몇일날 결과 발표라는데...) 하여튼 이친구는 이제 2nd phase로 XML Mining 쪽 연구를 해볼 생각이랜다. 연구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영균이한테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했다드라.
아... 나도 내 진도 빨리 팍팍 나가야 하는데... 괜히 놀다가 자극받네....ㅡ,.ㅡ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하고 잠이나 자자.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