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8/31 내일은 Labor day라고 여기 노동절이랜다. 당근 휴일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학교에 거의 안보인다.
학교에서 교수님이 주신 과제 제안서를 읽고 있는데 토시유키가 왔길래,  저녁에 같이 장을 보러 나가기로 했다.
이 친구는 학교 가까이에 아파트를 구하고 걸어다니느라 그간 큰 물건들을 쇼핑할 수가 없었던지, 내 차로 쇼핑하러 간다니깐 반가워한다.

저녁 7시쯤에 나가서 장을 보러나가는데 갑자기 또 폭우가 쏟아진다. 날씨가 참 이상하다. 사람들 말로는 몬순 시즌도 이제 다 끝났다는데 계속 폭우가 온다. 여기는 원래 사막 기후인지라 도시의 하수시설이 그리 좋지 않은데다가 여름철에 이렇게 폭우가 오니까, 비가 올때마다 도로에 웅덩이가 잔뜩 생기곤 한다.  그리고는 또 다음날이 되면, 쨍쨍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길이 말라버린다. 허허허.  문 교수님은 처음에 여기 부임하셨을 때, 여름철에 Flooding area라고 곳곳에 박혀진 표지판들을 보시고 농담들 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댄다. 하지만 정말 비가 몰아치기만 하면 정말 홍수가 난다. 어제는 웬 차가 교차로 한가운데에서 서있는데, 보니까 엔진으로 물이 들어갔는지 차가 서버린거다. 그러니까 그 높이까지 물이 찼다는거지 ㅡㅡ;
토시유키가 이렇게 폭우가 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꾸 스고이 스고이 해서 내가 나도 그 단어를 안다. 했더니...

토시) 어떻게 아나?
나) 일본 특정 영화를 보면 잘 나오는 단어다. 스고이, 이따이, 기모치 ...ㅡ,.ㅡ 소라 아오이 아나?
토시) (놀라워하는 표정으로) 아오이 소라? 어떻게 아오이 소라를 아냐?
나)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유명하냐?
토시) 일본에서도 꽤 유명하다.
나) 우리나라 모 연예인이랑 많이 닮았다.
토시) 그러냐? 놀랍다. 하지만 일본에서 유명한 AV배우로는 .....

..... 뭐 이렇게 시작한 대화는 운전 내내, 일본의 AV 필드에 대한 장시간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깔깔~

여튼 쇼핑하러 간김에 우리들은 끝까지 장을 보고, 그 다음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순두부 찌개하고, 다음에 소고기를 구워가지고 상추쌈을 해서 먹여주었다. 이친구 순두부찌개를 처음 먹는다는데, 연신 맛있다며 냄비에 코를 박고서 퍼먹는다.. 난 음식 솜씨가 정말 있는가 보다. ㅎㅎㅎ
간만에 사람이랑 같이 술자리를 하니까 기분이 좋드라. 이친구도 분명 혼자 쓸쓸하게 보냈을테니 좋았을 거고... 자기가 알아서 맥주병 꺼내서 마시는데... 잘 마시드만. 맥주를 마시면서, 노트북으로 인디애나존스4를 보았는데... 마지막 장면에 둘다 황당해했다. 아.. 인디애나 존스에 왠 외계인이란 말인가...
Posted by B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