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8 목, 매주 목요일은 문 교수님과 맨투맨 미팅이 있는 날이다.
내가 지금 기거하고 있는 학교 빌딩은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방의 문들이 닫으면 자동으로 잠긴다.  그래서 화장실을 갈때도:
1) 열쇠를 들고, 2)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다음에, 3) 와서 문 따고 일 보기.
이 시퀀스를 거쳐야 한다.

어제 한 밤 10시 쯤일까...갑자기 배가 아파서, 응아 때리러 화장실에 갈려고 급하게 열쇠를 호주머니에 넣고, 문닫고, 화장실에 갔다. 볼일이 끝나갈 무렵, 열쇠를 꺼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느낌이 이상하다... 아뿔사... ㅠㅠ 급하게 오느라 열쇠 확인을 안했던지 방 열쇠가 아닌 차 열쇠만 달랑 있다.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 이때부터 이궁리 저궁리...

'어떻게 방에 들어가지? 미팅 준비 때려치고 그냥 집에 갈까?'
'아~ 집 열쇠도 방안에 있지. 차 안에 들어가서 아침에 사람들 오길 기다릴까? 근데 내일 오전에 미팅이자나...'
'누군가를 불러?아  핸드폰도 방안에 있지ㅠㅠ  아 미치겠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불이 켜져있는  RA 오피스에 들어가 봤다. 갔더니, 레이가 혼자 있다. 레이한테 가서, 'Rui, I made a big mistake.'  했더니 바로 대뜸 'Oh, you left your keys in your office?' 한다. 이런 일 많은가 보군.... 결국엔 레이가 캠퍼스 폴리스에게 연락해서 그 사람이 와서 따주었다. ㅠㅠ

이번 주에는 지난 주에 개념정도만 설명드린 내용에 대해서 약간 더 상세하게 설명을 드렸다. 사실은 간단한 알고리즘과 동작 예시 그림 정도를 추가한 것이지만...
설명을 드리는 동안에, 몇가지 아주 예리한 질문을 하셔서 난감했지만, 알고리즘의 completeness와 I/O optimality 만  증명해보이면, 아주 재미있겠다고 하신다. 하긴 이 두개가 모든 알고리즘들의 우수성을 재단하는 기준 아닌가. ㅡㅡ; 미팅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을 내면서 계속 내 아이디어가 보다 견고하게 구체화되는 느낌이다.

근데 왜 한참을 생각해서 TP를 그려가면 한시간 미팅에, 미처 생각못한 weak point들이 그렇게 툭툭튀어나오는지.. 나는 언제쯤 그렇게 문제점을 빨리빨리 인식하고 솔루션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식견을 가지게 될른지... 역시 책보거나 수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하고는 두뇌활동에 있어 무엇인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아이고.. 이제 여기 생활에 완전 적응했으니 빨리빨리 진도가 나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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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