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문 교수님과의 미팅 중에 "UA 학생 계정들은 작년부터 Google Apps로 아웃소싱 중"이란 말씀을 하시더라. 이를 위해 생각보다는 굉장히 많은 돈이(몇백만 달러) 지불되는 것으로 안다고 하시더라.
구글은 참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 같다. 적어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윤을 얻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미 여러 대학과 기업들이, 심지어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구글 앱스를 이용하고 있다더라. 분명 기업이나 학교 입장에서는 이메일 계정 유지를 위한 서버나 네트워크 같은 HW 와 기술팀들의 인건비 등의 절감 때문에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겠다. 문제는 민감한 정보들이 한 기업에 의해서 다루어질 수 있고, 절감된 비용 중에는 HW 비용 뿐만 아니라 기술팀들이라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거다. 결국엔 아웃소싱하면서 불필요한 인력은 잘리게 되지 않을까. 더이상 운용할 서버도 SW도 없어지는데 이들을 계속 고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구글은 인터넷 상에 공개된 데이터 뿐만 아니라 기업내 내부 데이터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문득 SSM(Super Super Market; 기업형 슈퍼마켓) 진출로 동네 슈퍼들을 위협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생각난다. 유통망의 이점을 통해 동네 슈퍼들을 고사시키는 대형 유통업체들과 검색엔진의 이점을 통해 기존 여러 영세(?) 업체들이 새로이 개척하거나 진출한 분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구글.
어제 퇴근길 라디오에는 구글이 이제 고속 인터넷 액세스 서비스에도 진출한다고 하더라. 엊그제에는 Buzz라 명명된 SNS 서비스를 새로이 시작해다.
사실상 구글은 이제 안하는게 없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이제는 Google Apps를 필두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OS, 모바일 플랫폼, 스마트 폰, SNS, 인터넷 액세스 서비스까지.
이용하기 편리하고 한 곳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된다. 구글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구글이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 마치 허름한 동네 슈퍼보다는 깨끗하고, 상품 진열이 잘된 SSM으로 사람이 더 몰리는 것처럼. 사람들은 분명 저러한 유통업체의 횡포를 걱정하고 욕을 해대도, 결국엔 좀더 가격싸고 깔끔한 분위기의 SSM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유통망은 그만큼 단순해져서 물건의 가격 결정은 몇 개 기업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인터넷 또한 구글에의 의존성이 커짐에 따라 영세 IT 업체들은 겹치는 사업 영역에서 구글에 패배할 수 밖에 없다. 새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면 구글이 곧바로 구글 계정에 새 서비스를 추가한다.
그간 Google의 장점은 개방과 공유였다. 개발자와의 연대를 굉장히 중요시하였다. 자신의 서비스들을 모두 OpenAPI로 개방해 놓았고, code.google.com 같이 여러 방법으로 오픈 소스의 개발과 공유를 지원하였고, 자신들의 TechTalk들도 Youtube를 통해 공개해 왔다. 그에 따라 오픈 소스 진영에서의 구글에 대한 평판은 과거 API도 제대로 공개 안하던 MS에 비하면 굉장히 우호적이다. 하지만, 지금 불현듯 보니 인터넷과 오픈소스 생태계는 분명 커졌지만, 그만큼 더더욱 구글에 의존적이 되어가는 듯 하다. 2000년대 초에 MS가 OS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다고 그렇게 욕을 해댔지만, 그때 당시 MS의 사업 영역도 구글보다는 크지 않았던 듯 하다. 지금의 구글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고 있을지는 몰라도 이미 독점 기업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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